SKC 주가 전망 (목표주가 상향 조정)
SK그룹의 2인자로 불리는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배임 혐의 재판이 새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조 의장이 SKC 이사회 의장 시절인 2015년 자본잠식 상태였던 자회사인 SK텔레시스에 대한 유상증자 결정이 회사에 손해를 끼친 ‘배임’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지만, 정작 SKC는 물론 SK텔레시스까지 유상증자 이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법조계 내부에서 되레 당시 유상증자가 적절한 투자결정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SKC 2분기 연속 최대실적
6일 업계·법조계에 따르면 SKC는 지난 4일 올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 8272억원, 영업이익 1305억원을 각각 달성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1분기 844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 사상 최대치 행진을 벌인 것이다. SK텔레시스도 4년 연속 흑자를 써내고 있다. 앞서 SKC 이사회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3차례의 유상증자에도 SK텔레시스 회생 기미가 보이지 않자 2015년 700억원대의 마지막 수혈을 결정한 바 있다. 그러자 이듬해인 2016년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고 이후 내리 4년 연속 흑자를 냈다. 애초 SK텔레시스는 통신중계기 사업 등을 통해 안정적 수익을 내왔으나 2000년대 후반 무리하게 휴대폰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자본잠식에 빠졌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SKC의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은 부실했던 자회사를 살려낸 데 이어 사업재편을 통한 회사의 체질 개선 때문 아니겠는가”라며 “당시 유상증자 결정 배경엔 협력업체들에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실제로 SKC는 반도체·LCD용 소재 사업을 SK텔레시스에 양도하는 등 경영 효율화 작업은 물론, SK텔레시스 통신장비 사업부문과 통신망 유지보수 자회사인 SKC인프라서비스를 789억원에 팬택C&I에 매각하는 등 사업재편을 꾀한 바 있다. 매각대금은 SK텔레시스의 반도체 소재 사업에 활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조 의장이 총 4차례의 유상증자로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는 검찰의 주장은 힘을 잃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적잖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경영 판단이 필요한 투자 결정에 배임죄를 적용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논란이 있다”며 “결론적으로 성공한 유상증자 결정이 과연 처벌 대상이 될지가 최대 쟁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는 배임 혐의로 기소된 조 의장 재판을 오는 12일부터 횡령 혐의로 기소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병합한 형태로 공판을 진행, 연내 마무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SKC 사업전환 적중
SK그룹의 화학·소재 계열사인 SKC가 발 빠른 사업 전환과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성공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온 ‘딥 체인지(근본적 혁신)’의 우등생답게 신사업 분야 위주로 적재적소에 자원을 효과적으로 투입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SKC는 올 2분기 연결 기준으로 8272억원의 매출과 13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4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4.6%와 169.5% 증가했다.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이익이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2194억원)은 지난해 전체 규모(1908억원)를 뛰어넘었다.
SKC는 1970년대 국내 최초로 비디오테이프에 사용되는 페트(PET) 필름을 개발한 ‘비디오테이프 회사’였다. 2000년대 초반에는 비디오테이프, CD·DVD 사업을 접고 프로필렌옥사이드(PO) 사업에 집중했다. PO는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에 쓰이는 폴리우레탄, 화장품 등에 사용되는 프로필렌글리콜(PG)의 원료다.
국내 정유사 등 경쟁사들이 PO 사업에 뛰어들자 SKC는 또다시 체질 개선에 나섰다. PO에서 PG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며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회사 관계자는 “3~4년 전부터 PG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펴온 결과 글로벌 고객사가 늘어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올 2분기 SKC의 화학사업 합작사인 SK피아이씨글로벌이 거둔 영업이익만 931억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2차전지 소재인 동박과 반도체 소재산업도 성과를 내고 있다. 동박 관련 자회사 SK넥실리스는 매출 1576억원, 영업이익 188억원을 기록했다. 전북 정읍 공장의 생산 규모를 확대한 데 이어 말레이시아 동박 공장도 2023년 3분기 가동을 목표로 지난달 착공에 들어갔다. 또 유럽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고 양극재, 음극재 등 다른 2차전지 소재 사업 진출도 검토 중이다.
자회사 SKC솔믹스를 통해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뛰어든 반도체 소재 사업도 2분기 매출 1128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완재 SKC 사장(사진)은 “고부가가치 소재를 앞세운 사업 모델 혁신과 함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빠르게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C 목표주가 상향 조정
신한금융투자는 5일 SKC(011790)에 대해 2분기 영업이익이 분기 최대 실적을 거둔 가운데 하반기에도 실적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하는 한편, 목표주가를 기존 19만원에서 22만원으로 15.8% 상향 조정했다. SKC의 4일 현재가는 16만2000원이다.
2분기 SKC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60% 증가한 1350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모빌리티 소재는 외형과 이익 모두 성장했고, 5공장 가동에 따른 판매량 확대로 매출이 증가한 가운데, 원가 상승에도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로 수익성은 개선됐다. 화학 영업이익은 66% 증가한 93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인더스트리 소재는 원재료 상승에도 견조한 전방 수요와 제품 믹스 개선 효과로 75% 증가한 259억원의 영업이익을 나타냈다. 반도체 소재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두 배 성장하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평가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하반기 영업이익은 2427억원으로 상반기보다 11% 증가하면서 호실적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하반기 모빌리티 소재의 외형과 이익은 각각 상반기 대비 32%, 47%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전 라인 풀가동 체제로 판매량 확대가 예상되고 타이트한 동박 수급으로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더스트리 소재에 대해서는 “친환경 제품 확대와 제품 믹스 개선으로 견조한 실적이 기대된다”며 “반도체 소재는 신규 CMP 패드 공장 상업화와 전방 수요 회복으로 하반기 큰 폭의 이익 개선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처럼 실적 추정치의 상향 조정을 반영해 SKC의 목표주가를 22만원으로 15.8% 올려 잡았다. 이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에 따른 타이트한 수급이 지속될 전망이고 6공장과 말레이 공장 가동으로 실적 성장이 담보된 상황”이라며 “모빌리티 소재의 영업이익은 2023년까지 연평균 49% 증가하며 핵심 성장축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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